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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사

남새밭에서

석천사 2013.11.18 18:44 조회 수 : 2452


따스한 봄볕 받으며

절가 남새밭에서

방울 맺은 배꽃 살구꽃이랑

촉촉한 흙 위에 뒹구는 빨간 동백꽃

겨울은 땅 속으로 사라졌나 보다.

바닷가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여

그대의 전령사 역할도 끝인가 보다.

역할은 존재의 의미인지

존재가 역할은 아닌지

정녕 봄인가 보다.

世緣에 시달려 나를 잊고

봄이 한창 거기에 있었는지 잊은 채

수채화 속 허상을 찾아 헤메던

방황을 이제 쉬려나

머위대, 취나물, 시금치,

땅 속에 꿈틀대는 생명이여

눈멀어 보지 못한 봄이여

방긋 피어난 유채꽃에 그대 있어라.

봄은 흙 속에

봄은 나뭇가지에

봄은 취나물잎 속에

모두 봄이거늘

흙냄새 맡으니 봄은 거기에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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