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네
바쁘시다네
어디를 가실거냐고 하면
당신도 모른다네
80년 왔던 길을
인제 돌아가신다네
짚불처럼 꺼져가는 기력에
쥐었던 손
풀어지시네
두 눈에 꼭 넣어두었던
오로지 자식밖에 없었던
마음마저도 푸시려 하네
바쁘시다네
오신 길 돌아갈 길
바쁘시다네
가실 길
2002년 6월 12일
어머님 병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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