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석천사

봄비

석천사 2013.11.18 18:33 조회 수 : 2511

덜 깬 잠 취한 채

새벽 뜰방 내려섰더니

삭발한 맨머리로도

한참만에야 느낀

봄비가 오는구나

내 업장 두터워

삭발한지 수십 년이 지났어도

먹장삼 맨머리에 내리는 봄비는

어이 이리도 더딘지

봄비 머금고

쏙 빠져 떨어지는 동백이여

모진 겨울 보내고

남 같잖게 봄에 가는가

그대는

씨라도 남기고 갔지만

중은

중은

다-버려야 남을 텐데

봄비는 오는데

삭발한 맨머리 위로 오는데

꿰맨 누더기에 촉촉이 베어드는데

동백 떨어지는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1 먼 고향 석천사 2013.11.18 4903
180 울란바토르 석천사 2013.11.18 4372
179 몽고 길 1 석천사 2013.11.18 4448
178 우궁항山 아래서 석천사 2013.11.18 4315
177 옛 친구, 얼홍江 석천사 2013.11.18 4312
176 몽고 길 2 석천사 2013.11.18 4485
175 無盡 석천사 2013.11.18 4430
174 無始無終 석천사 2013.11.18 4270
173 꽃밭 석천사 2013.11.18 4753
172 시골 석천사 2013.11.18 4232
171 호수의 아침 석천사 2013.11.18 4309
170 사막의 도시 - 머룽 석천사 2013.11.18 4224
169 어와를 돌며 석천사 2013.11.18 4216
168 바람처럼 석천사 2013.11.18 4229
167 한계 석천사 2013.11.18 4343
166 객客 석천사 2013.11.18 4360
165 저 먼 겔의 불빛 석천사 2013.11.18 4393
164 밤을 헤맨 석천사 2013.11.18 4242
163 홉스쿨 호수가에서 석천사 2013.11.18 4311
162 한밤중 공양 석천사 2013.11.18 4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