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석천사

남새밭에서

석천사 2013.11.18 18:44 조회 수 : 2327


따스한 봄볕 받으며

절가 남새밭에서

방울 맺은 배꽃 살구꽃이랑

촉촉한 흙 위에 뒹구는 빨간 동백꽃

겨울은 땅 속으로 사라졌나 보다.

바닷가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여

그대의 전령사 역할도 끝인가 보다.

역할은 존재의 의미인지

존재가 역할은 아닌지

정녕 봄인가 보다.

에 시달려 나를 잊고

봄이 한창 거기에 있었는지 잊은 채

수채화 속 허상을 찾아 헤메던

방황을 이제 쉬려나

머위대, 취나물, 시금치,

땅 속에 꿈틀대는 생명이여

눈멀어 보지 못한 봄이여

방긋 피어난 유채꽃에 그대 있어라.

봄은 흙 속에

봄은 나뭇가지에

봄은 취나물잎 속에

모두 봄이거늘

흙냄새 맡으니 봄은 거기에 있는 것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1 삶과 죽음 석천사 2013.11.18 44004
180 실제 모습 석천사 2013.11.18 16920
179 먼 고향 석천사 2013.11.18 4903
178 꽃밭 석천사 2013.11.18 4753
177 한밤중 공양 석천사 2013.11.18 4621
176 몽고 길 2 석천사 2013.11.18 4485
175 몽고 길 1 석천사 2013.11.18 4448
174 無盡 석천사 2013.11.18 4430
173 저 먼 겔의 불빛 석천사 2013.11.18 4393
172 울란바토르 석천사 2013.11.18 4372
171 객客 석천사 2013.11.18 4360
170 한계 석천사 2013.11.18 4343
169 우궁항山 아래서 석천사 2013.11.18 4315
168 옛 친구, 얼홍江 석천사 2013.11.18 4312
167 홉스쿨 호수가에서 석천사 2013.11.18 4311
166 호수의 아침 석천사 2013.11.18 4309
165 無始無終 석천사 2013.11.18 4270
164 밤을 헤맨 석천사 2013.11.18 4242
163 시골 석천사 2013.11.18 4232
162 바람처럼 석천사 2013.11.18 4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