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치맛자락 붙들고
십리 산길 막순이 고모 집엔 따라간다고
떼놓으려는 엄마와 숨바꼭질하며
고무 신발 양손에 움켜잡고 떼를 쓰다가
몇 대 얻어맞고
눈물 콧물 얼룩 볼에
기어이 따라 나섰다가
호랭이 물고 갈 목섬재에서
울엄니 무릎 베고 잠들었다네
십리 넘는 산길 잠깨고서도
자는 척하고
어머니 등골을 빼 먹은
그래도 그래도
지금도 목섬재에서 잠자고 싶다
눈뜨고 등에서 자는 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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