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깬 잠 취한 채
새벽 뜰방 내려섰더니
삭발한 맨머리로도
한참만에야 느낀
봄비가 오는구나
내 업장 두터워
삭발한지 수십 년이 지났어도
먹장삼 맨머리에 내리는 봄비는
어이 이리도 더딘지
봄비 머금고
쏙 빠져 떨어지는 동백이여
모진 겨울 보내고
남 같잖게 봄에 가는가
그대는
씨라도 남기고 갔지만
중은
중은
다-버려야 남을 텐데
봄비는 오는데
삭발한 맨머리 위로 오는데
꿰맨 누더기에 촉촉이 베어드는데
동백 떨어지는데…….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1 | 계란밥 | 석천사 | 2013.11.18 | 2464 |
40 | 제 이름 | 석천사 | 2013.11.18 | 2463 |
39 | 목련 | 석천사 | 2013.11.18 | 2463 |
38 | 염 주 | 석천사 | 2013.11.18 | 2459 |
37 | 순간 순간들 | 석천사 | 2013.11.18 | 2455 |
36 | 꿈 | 석천사 | 2013.11.18 | 2454 |
35 | 그대와 나 | 석천사 | 2013.11.18 | 2453 |
34 | 覺 | 석천사 | 2013.11.18 | 2450 |
33 | 희비 | 석천사 | 2013.11.18 | 2444 |
32 | 거짓 | 석천사 | 2013.11.18 | 2442 |
31 | 공(空) | 석천사 | 2013.11.18 | 2438 |
30 | 영취산 진달래야 | 석천사 | 2013.11.18 | 2431 |
29 | 나 바쁘네 | 석천사 | 2013.11.18 | 2428 |
28 | 꿈 | 석천사 | 2013.11.18 | 2424 |
27 | 단풍 | 석천사 | 2013.11.18 | 2422 |
26 | 헛소리 | 석천사 | 2013.11.18 | 2422 |
25 | 벚꽃 | 석천사 | 2013.11.18 | 2421 |
24 | 가을 | 석천사 | 2013.11.18 | 2417 |
23 | 고양이 울음소리 | 석천사 | 2013.11.18 | 2415 |
22 | 중 계산법2 | 석천사 | 2013.11.18 | 2405 |